공시사의 시선
 
공시사의 시선
Extra Form Output
저자 봉윤숙 

   

  

 

 

                                 

바람 텃새

                        

 

 

         

 

  바닷새들의 가슴엔 긁힌 물 깃털이 있다

  뱃머리에 불이 꺼지면 아침 해가 떠오르는 포구

  공중을 선회하거나 내려앉는 새들로 북새통이다

 

  멀리 나는 새들은 무릎이 있고

  가까이 나는 새들은 무릎이 없다

 

  수평선에 닿을 듯 말듯

  뼈와 뼈 사이에 살이 붙듯 묶여 있던 갯바람이 흩어진다

  내려앉을 곳을 노리며 공중에 떠 있는 갈매기들,

  한 번도 허공은 의자가 되어주지 못했다

  바람의 텃새들은

  돛대 위나 잠들지 못한 돌섬에 내려앉아

  흔들리는 뱃머리나 섬이 되기도 한다

 

  어부를 닮은 새

  먼바다에서 밤을 보낸 어선들이 항구로 들어오면

  흰 포말을 따라 벼랑에 잠시 날개를 접는다

  물 냄새나 땅 냄새를 맡는 갈매기들은

  표류하는 배 위에 육지처럼 내려앉는다

  포말의 방향엔 지친 계절들이 있다

  그 포구에 가면

  부리를 앞세우고 육지와 바다 사이를 날다가

  일몰 쪽으로 날아가는 갈매기의 무릎이 있다

 

 

  

 

 

 

 

 

 

 

 


 

공시사의시선_봉윤숙.png

 봉윤숙  I

201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꽃 앞의 계절』이 있음. 

 

 

 

—

2023년 3월호 공시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