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박진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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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낸곳 (주)문학수첩 | 출간일 2023년 10월 30일
한국현대문학총서 · 17
문학수첩의 ‘한국현대문학총서’ 시리즈 열일곱 번째 책.
비교문학 연구자로서 꾸준히 문학의 초국적 가치를 탐색하며 지평을 넓혀 온 평론가 박진임 교수는 이번 책 『시로부터의 초대: 동서양 명시를 통해 본 인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로버트 프로스트로부터 김수영, 이수명에 이르는 동서양의 현대시는 물론 유수의 현대시조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 ‘여행하는 텍스트’로서의 시의 가능성과 확장성에 대해 술회하고 있다. 이것은 시가 걸어간 흔적 속에서 언어적, 나아가 정서적 친밀성의 공동체가 공유하게 되는 빛나는 의미를 발견하려는 지난한 노력의 여정이라 할 것이다. 또한 책의 앞머리에서 저자는, “시는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물음을 제기하며 시의 정의, 특징, 구성 요소, 효용 등 언어 예술로서의 시에 대한 다각도의 접근과 깊은 사유를 보여주며 자신의 견고한 시론을 구축하여 제시하고 있다.
동서양의 명시를 통해 본 인문학적 상상력
작가가 창작한 텍스트는 다른 텍스트들과 호응하며 서로 영향을 준다. 또 유사한 주제와 정서를 드러내는 텍스트를 서로 겹쳐 본다면, 이전에 사유하지 못했던 생각과 시적 감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박진임은 이를 두고 “텍스트는 여행한다”고 말하면서, 동서양의 명시들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발견해 낸다. 다양한 텍스트의 수많은 결을 헤아리면서 쓴 시의 지도를 따라가다 보면, 서로 다른 언어와 표현에 가려져 있던 아름다움의 근원과, 우리는 결코 다르게 느끼지 않는다는 체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시는 삶의 고비마다 소박한 기쁨과 함게
큰 위로를 안겨 주기도 했다."
ㅡ 「서문」中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시를 읽어 왔다. 그러나 문득 시가 무엇일까 하고 자신에게 물어보면 답하기 어려웠다. (……)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이후 영문학과 비교 문학을 공부하면서 배움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동안 필자는 시에서 멀어진 적이 없었다. 시는 정체를 분명히 알기는 어려우나 삶과 분리될 수 없는 중요한 대상이라고 늘 생각했다.
- 「서문」, 4p.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타자, 즉 독자나 청자를 의식하면서 그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시키려는 장치를 주로 취하지는 않는다. 모순적으로 보일 수도 있을 터인데 시는 일차적으로는 자기 자신을 향한 언술 행위라 할 수 있다. 즉, 시는 시를 쓰는 사람이 자신의 사상과 감정을 구체적인 청자나 독자에게 친절하게 들려주는 타자 지향적인 문학 장르가 아니다. 오히려 시 쓰는 사람 자신을 청자나 독자로 삼는다. 즉, 시는 궁극적으로는 타자가 자신에게 동의하거나 공감하게 만들려는 목적을 지니고 쓰는 것이지만, 창작자가 자기 자신에게 들려주는 말 혹은 글처럼 보이는 특징이 있다.
- 「시의 정의: 시는 무엇인가?」, 15-16p.
장식된 말, 혹은 수사학은 드러난 아름다움으로 인하여 거부하고 비판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비록 장식을 벗기고 나면 그 안에 감추어졌던 바가 드러나게 되고 그것이 진리에 반하다고 할지라도 그 장식이 주는 즐거움을 외면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시에 사용되는 은유는 진실성보다는 쾌락성에 밀접하게 관련된
언어라고 볼 수 있다.
- 「은유와 '친밀성의 공동체': 시의 언어는 어떻게 독자에게 전달되는가?」, 43p.
흔히 시는 번역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 말은 번역시라는 존재가 무의미하다는 말이 아니다. 번역으로 통하여서는 원래의 시가 제대로 독자에게 전달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는 말이다.
- 「은유와 '친밀성의 공동체': 시의 언어는 어떻게 독자에게 전달되는가?」, 48p.
시가 독자를 지혜롭게 한다는 언술은 독자가 시를 읽고 이해함으로써 삶의 복합성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말과 같다. 시가 주는 정서적·언어적 순화 효과를 충분히 경험해보지 못한 경우에도 시를 통해 삶의 복합성을 잘 이해하게 된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 「시적 언어의 복합성과 그 의미」, 65p.
텍스트는 특정 시간과 공간에 고정되어 있지 않기에 그 텍스트가 생산된 시기나 장소에 속한 독자들만이 향유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시간에 구애되지 않고 수백 년, 수천 년의 시간을 경과하면서도 살아남아 후세의 독자를 거느리게 되기도 한다.
- 「김수영의 「봄밤」과 권여선의 「봄밤」」, 116p.
순수와 초월과 영혼의 정화를 기원하면서도 김종철 시인은 모든 아름다움의 시어를 거절하고 못을 선택하고 있다. 독자에게
놀라움을 주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거칠고 날카로운 못의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 못에 걸리면 상처를 입게 되고 피를 흘리게 된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못은 일상적이고 평온한 사랑의 노래를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이미지이다.
- 「김종철의 「고백성사: 못에 대한 명상1」」, 274p.
자신이 원하는 것, 즉 자신의 욕망을 파악하지 못하고 그런 까닭에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만족시키는 데에 이르지 못하는 게 현대인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쉽게 만족하지 못하는 까닭에 느끼게 되는 결핍감은 더 큰 욕망을 낳게 된다. 그렇다면 그런 현대인의
삶은 ‘자기 소외’의 삶이라고 부를 수 있다.
- 「김선우의 일반화된 순응의 체제 3: 아무렇지 않은 아무의 반성들」」, 435p.
결국 이 텍스트는 시의 주제인 분단 조국의 현실을 내용, 즉 시어가 전달하는 의미를 통해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시조라는 시의 형식, 그 자체가 주제를 직접 웅변하게 된다. 시 창작에 있어서 내용만이 아니라 형식도 시인이 지닌 기발한 상상력의 표현 매체가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셈이다.
- 「문무학의 시: 「바람」「중장을 쓰지 못한 시조, 반도는」「홑」」, 557p.
[목차]
서문 · 4
시란 무엇인가?
시의 정의: 시는 무엇인가? · 14
시의 특징: 비논리성과 만연성 · 25
시의 구성 요소 · 30
은유와 ‘친밀성의 공동체’: 시의 언어는 어떻게 독자에게 전달되는가? · 39
시의 효용 · 50
시의 이해와 감상
시적 언어의 복합성과 그 의미 · 64
시의 종류: 언어의 아름다움을 일깨우는 시, 독자의 정서를 고양되게 만드는 시 그리고 삶의 철학을 일깨우는 시 · 68
여행하는 텍스트: 상호 텍스트성, 시와 기타 예술 장르의 관계 · 72
시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법 · 82
문학의 모호성과 자유 · 87
실존과 고독의 시
에밀리 디킨슨의 시 · 95
T. S. 엘리엇의 시 · 103
김수영의 「봄밤」과 권여선의 「봄밤」 · 113
박명숙의 「신발이거나 아니거나」 · 122
정수자의 「어느새」 · 28
샤를 보들레르의 「여행으로의 초대」 · 132
영혼과 육체 그리고 시
루이즈 글릭의 「갈림길」 · 138
이반 볼랜드의 「거식증」 · 145
김선우의 「환절기」 · 162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관계의 시
루이즈 글릭의 「학생들」 · 174
유치환의 「향수」 · 182
이수명의 「물류창고」 · 187
정병기의 「무우, 무」와 김보람의 「한강이라는 밤」 · 194
제라드 홉킨스의 「얼룩덜룩한 것의 아름다움」 · 202
죽음과 시
에밀리 디킨슨의 「내가 죽음을 향해 멈추어 설 수 없어서」와 「마음이 청하는 것」 · 213
루이즈 글릭의 「빼앗긴 풍경」 · 226
서정주의 「귀촉도」 · 237
이달균의 「늙은 사자」 · 245
종교와 시
타하 무함마드 알리의 「복수」 … 255
김남조의 「너를 위하여」 … 265
김종철의 「고백성사: 못에 대한 명상 1」 … 270
박재두의 「때 아닌 구름: 이차돈에게」 … 278
사랑과 그리움의 시
윌리엄 예이츠의 「하늘의 천 조각을 갖고 싶었네」와 「떠도는 정령의 노래」 · 289
로버트 프로스트의 「눈 오는 밤, 호숫가에 멈추어 서서」 · 300
박기섭의 「너 나의 버들이라: 흥타령 변조」 · 311
이정환의 「삼강나루」와 「애월바다」 · 316
이별과 상실의 시
왕방연과 계랑의 시 · 328
정지상과 홍서봉의 시 · 334
김소월의 「가는 길」과 박목월의 「이별가」 그리고 이토록의 「흰 꽃, 몌별(袂別)」 · 339
이반 볼랜드의 「잃어버린 땅」 · 352
혈연과 가족의 시
김상옥의 「딸에게 주는 홀기(忽記)」 · 368
이반 볼랜드의 「사과꽃」 · 382
박기섭의 「뻐꾸기가 쓰는 편지: 먼저 간 아우를 어느 봄 꿈에 보고」 · 394
박명숙의 「찔레꽃 수제비」 · 399
물질과 자본주의 그리고 소유와 소외의 시
샤를 보들레르의 시 · 406
함민복의 「긍정적인 밥」 · 411
이수명의 「풀 뽑기」 · 415
김선우의 「일반화된 순응의 체제 3: 아무렇지 않은 아무의 반성들」 · 428
이우걸의 「휴대폰」 · 443
오세영의 「휴대폰」 연작 · 448
여성 주체와 시
에밀리 디킨슨의 「광폭한 밤이여」 · 461
한분순의 「손톱에 달이 뜬다」 · 467
정수자의 시: 「사막풀」, 「언송(偃松)-세한도 시편」, 「금강송」, 「수작(酬酌)」 · 476
류미야의 「호접」 · 488
여성적 경험, 임신과 출산의 시: 손영희, 한분옥, 김선화의 시 · 493
자연과 고향 그리고 평화의 시
프랑시스 잠의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 · 508
로버트 프로스트의 「목장」 · 515
박재삼의 「봄바다에서」 · 519
정지용의 「향수」 · 525
오승철의 「셔?」 · 529
김영순의 「가장 안쪽」 · 536
기발한 상상력의 시
존 던의 「별사: 애도 금지」 · 541
박성민의 「청사과 깎는 여자」와 「시인의 말」 · 546
박기섭의 「대장간의 추억」 · 552
문무학의 시: 「바람」, 「중장을 쓰지 못한 시조, 반도는」 「홑」 · 555
류미야의 「괄목 혹은 괄호」 · 560
김태경의 「몬데그린」 · 563
참고문헌 · 567

저자 소개 Ι 박진임
2004년 《문학사상》 등단.
연구서 『비교문학과 텍스트의 국적』 『Narratives of the Vietnam War by Korean and American Writers』, 평론집 『두 겹의 언어』, 편저 『꽃 그 달변의 유혹: 박재두 시전집』 등이 있음.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미국 워싱턴주립대학교 영문학과 학사, 오리건주립대학교 비교문학과 석·박사, 시카고대학교 박사후과정 연구원, 스탠포드대학교 풀브라이트 강의 교수,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객원교수 역임. 현재 평택대학교 국제지역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