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 저자 | 박서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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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의 달에서
슬픔이 달의 황무지에서 완성되어간다
이별은 불길하지 않았다
누군가 황무지인 줄 모르고 들어왔다가
스스로 독초가 되어 나갈 때
그의 입술에선 비틀거리는 말들이
쏟아지게 되리
나는 황무지에서 그냥 살아도 좋을 거야
아름다운 독초들과 함께 폴짝폴짝 뛰고 뒹굴면서,
그래서 안녕의 비밀에 대해 말하지 않았어
그는 버려진 달의 꽃밭에서 살 수 없는 사람
쓸모없는 나의 슬픔을 잠시 갖고 놀다가
곧 무료해질 테지
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앉아
심장을 꺼내볼 때면, 계단에서 쓰윽 달이 뜰 때면
부드럽게 뻗치는 잎사귀들 같은 사랑이 그리워
달을 몇 번 두드려 볼지도 모르지
나는 더 멀리 떠내려가게 될 거야
물고기와 수초가 자라는 달에 울음을 심으며
모든 것을 물속에서, 밤의 물속에서

박서영
경남 고성 출생. 1995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붉은 태양이 거미를 문다』, 『좋은 구름』이 있음.
웹진 월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5.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