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최승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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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 숨결 1
방금 냉장고에서 꺼낸 얼음 속에는 수면 위로 떨어지던 빗방울의 설레임이 묻어 있을 것만 같아 하- 하고 불어봅니다. 그 투명한 빛에서는 당신의 숨결에서 파인애플 향이 묻어나던 어느 늦은 저녁 바람결이 생각납니다. 당신과의 입맞춤에서는 등 푸른 물고기들이 함께 숨 쉬던 바닷속 물결이 얼음 속에 담겨 있을 것만 같은 투명함을 연상시키며 내밀해집니다
투명한 네모 속 얼음에서
물방울이 꿈틀하고 흘러내립니다
내 혀가 당신의 흰 치아를 핥습니다
당신의 혀가 꿈틀 합니다
라일락 향기가 진하게 풍겨져 나오던 봄밤의 산책길을 돌아오던 골목길, 당신이 내 옆구리를 잡던 그 손길로 얼음 한 조각을 만져보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전생이 있었다면, 등 푸른 물고기의 숨결로 함께 심장이 뛰던 그 푸른 바다 향기가 지금 내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당신의 입술이 내 쇄골에 와 닿습니다. 당신 목으로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호, 하고 나는 빨아당깁니다.
당신의 땀방울 맛은
팽팽하고 싱싱한 여름 하늘 같습니다
사랑하다가 죽는
한순간 안에서 점점이
물방울
물방울
물방울
눈 뜨며 눈 감는
가장 뜨거운 몸짓으로 앵두 위에 맺히는 아침 이슬처럼
당신의 이마에 땀방울이 솟아납니다
내 입술로 빨아 당긴 클리토리스
나는 당신을 받아들입니다

최승철ㅣ
2002년 《작가세계》 등단. 동국대 국어국문학과 석사 졸업. 문예진흥기금, 대산 창작기금 수혜. 시집 『갑을시티』 『키위 도서관』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4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