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조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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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거울
유리관에 몸을 비춘다. 빛나는 얼굴로 죽음의 표정을 고른다. 곱게 화장하고 화장(火葬)을 기다린다. 천 개의 별이 혈색으로 내려앉는다. 수의는 생일 때 당신이 사다준 빨간색 원피스, 미소를 머금은 채 슬픔을 투시한다. 주검의 완성은 잠든 곡비를 깨우는 것이다. 인간의 감각 기억은
2초, 당신은 환한 표정으로 돌아선다.
뒤태를 살핀다. 늪처럼 질퍽하고 습하다. 수생식물의 생태계는 눈물로 채워져 있다. 당신도 한 번쯤 발목을 빠뜨려 깊이 운 적 있으리라. 교란한 마음에 화살도 꽂았으리라. 가시연꽃이 피를 흘린다. 앞뒤가 사라지면 각혈의 날도 아름다워 홀린 듯 죽을 수 있겠는가. 옆으로 돌아서서 조용히 눈을 감는다. 관 뚜껑이 닫힌다.

조원 ㅣ
200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슬픈 레미콘』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