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이난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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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근한 시간
커피 한 잔에 4분*을 내어줄까 말까 망설이는 동안 한 걸음 멀어진 저녁은 기억을 버린다
어떤 문장으로 당신을 불러볼까
석양이 어깨에 기대어오는 것도 모르고 나 없는 곳에서 서성이는 바람의 맨발이 되었다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더디 자라는 홍콩야자의 손가락 사이로 벙어리 물고기가 헤엄쳤다
조금씩 바래가는 시간
망각을 지연시키는 오랜 습관이 잠과 잠 사이를 맴돌다
오래된 벽지에서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은 사소한 마음을 읽는다
그리움과 외로움의 차이를
살아가는 표정과 견뎌내는 표정을
모호한 등 뒤에 낙서처럼 그려보는 궤도열차를
온돌방 같은 심장에 귀를 대고 홀로 안도하는 저녁
놓친 신호등을 기다리다 발견한 동전처럼 당신을 만나고 싶었다
*영화〈인 타임〉에서.

이난희ㅣ
2010년 『시사사』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