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이용임 | ||
|---|---|---|---|
포옹
꽃이 저물고 꽃의 윤곽을 안다
깍지 낀 손을 풀지 않고
한 계절을 난다
피어나 닿기도 전에 녹는 육체가 꾸는 꿈
박하 잎으로 코를 막고
계절감을 따라간다
노래의 마지막 몇 소절
옷소매 속에 들어온 바람
빨래가 마르는 여름의 풍경 속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눈을 감으면
투명하게 벌어진 가슴뼈로
눈부신 표정이 돋아난다
솜털 한 올 한 올 압정으로 박아
방부 처리한 정서는 청결하고
반복재생하는 저녁은 안온해
부패하지 않는 몸짓으로
먼저 향기가 다음엔 무늬를
대기에 하나둘 빚은

이용임 l
200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등단. 시집 『안개주의보』 『시는 휴일도 없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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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호(VOL.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