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안진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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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은 오빠들의 특징
부분이 전체를 끌고 가는 중인
기린과 코끼리와
얼룩말
그중 바위의 특징은 너무 무거워서
어디로도 끌려가지 못하고 있다
특징을 생소하게 말하는 친구가 있었다
가령 딸꾹질 끝에 거짓말이 붙어 있다거나
헛기침 속에다 인사말을 숨겨두고 있기도 하는데
특징은 맨 앞에 있기도 하고
숨기도 하지만
감추기가 가장 어렵다
땅속은 오로지 동그랗게 궁굴리는 특징이 있다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지구의 회전을
구근들이 조금씩 힘을 보태는 중이라고 믿기로 한다
특징들은 잘 굴러가고
그건 씨앗의 이동수단이다
나는 오빠라는 특징이 있는 아이였다
오빠는 늘 말끝을 조금 남겨
이빨 사이로 뱉는 특징이 있었지만
여동생이야말로
오빠들의 특징이 아닐까
물이 난폭해지고 햇살이 식물마다 계단공사를 하고
그늘의 계체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여름
햇살이 타설하는 나무 밑들
비스듬한 나라에선 안간힘을 쓰는 사람과
아무런 힘도 안 쓰는 비스듬한 사람들이 있다
때때로 반반의 특징이 건너가고 건너오고
그렇게 비스듬한 특징은
기울기를 유지한다
샌들은 고집이 세고
그건 여름의 성격이다

안진영 l
2026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 등단. 〈천강문학상〉 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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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호(VOL.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