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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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준철 

   

  

 

 

 눈꽃

  

   

 

 

 

  눈꽃을 보러 간 건 아니다

  겨울 산의 황량함이 좋아

  산을 꾸역꾸역 올라갔던 것인데

  황홀한 눈꽃 세례를 받고 내려왔다

 

  눈꽃은 눈과 바람과 추위가

  허공을 떠돌다가 만나

  나뭇가지에 아로새긴 무늬다

  말하자면 떠돌이들의 화음 같은 것인데

  나무가 몸을 내주지 않았다면

  눈꽃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가만히 눈꽃을 바라보았는데

  눈꽃들도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나를 떠돌이의 일원으로 받아준 것 같기도 하고

  내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취한 것 같기도 했다

  눈부처로 핀 눈꽃들이 너인지 나인지

  몰라도 좋은 그런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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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철  l 

1992년 시집 『너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다시, 졸고 있는 아이들에게』 『세상 조촐한 것들이』 『별에 쏘이다』 『생리대 사회학』 『나무에 기대다』 『꽃도 서성일 시간이 필요하다』, 산문집 『아들과 함께 하는 인생』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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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호(VOL.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