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신병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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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돌을 쥐고
조약돌을 꼭 쥐고 약속을 하거나
바람을 이야기하면 이루어질 것 같아요
그 단단하고 옹골찬 성질에
거짓말할 것 같지 않거든요
물결에게 점검 받으며 겸손을 배우고
생을 단단하게 채웠을 것이며
소리 죽여 의견을 말하고
날카롭게 부딪히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둥근 달이 지나면서 그들의 앞길을 논할 때도
소야곡을 연주하면서 도 닦는 것을 보면
스승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조약돌의 삶을 이해하고 나서
한 손에 하나씩 꼭 쥔 다음
그녀에게 고백해 보고
친구에게 속내를 이야기하고
나의 앞길을 물어도 보았더니
그는 해우소처럼 시원하게 해결해 주었어요
당신의 마음속에 이미
조약돌 하나 있었다면서
마지막 고백
배다른 형제를 키웠습니다
첫째 놈은
삶의 현실을 뚫는 일입니다
규칙을 어기면 안 되고
기준은 격
평가는 그에 맞는 점수로 나누지요
간극은 아주 좁지만
경계는 살인마처럼 무섭습니다
어느 선에서 사정없이 자릅니다
둘째 놈은
삶의 본질을 뚫는 일입니다
규칙을 지키면 인정받기 어렵고
기준은 낯설게 하기
평가는 가혹한 것부터 더 냉혹한 현실까지
간극은 아주 좁지만
경계는 물처럼 없습니다
어느 선에서 도인처럼 닦을 뿐입니다
살기 위해서 잘 키워야 했고
안 키워도 되었던
돌림자는 같은 자식 둘
이제 제 갈 길로 놓아 줍니다
평생
든든히 매달리지 못한 죄
묻지 말아 주세요

신병호 l
2018년 동인시집 『그리운 눈썹』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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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호 공시사의 시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