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사의 시선
 
공시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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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동우 

   

  

 

 

                         

엑스트라

           

 

 

 

                        

  등줄기를 타고 오토바이가 질주한다

 

  끼이익, 당신들 코앞에서 급정거!

  움찔하셨나? 당신들도 달려봐

  팝콘처럼 터지는 함박눈, 난 입을 벌려

  받아먹지, 달리지, 발에 채이는 캐럴

  신호음으로 시작되는 레이스, 액션!

  길 위 찌푸린 시선들이 내 멱살을 잡는다

  멈추면 사라져, 돌파하기 위해선 속도를 높여야 해

  110데시벨의 경음기가 괴성을 내지르고

  점퍼는 독기로 부푼다

  그제야 두 바퀴 아래 놓이는 길

  자, 한바탕 놀아볼까

  사방으로 튕겨 나가는 허튼 그림자들

  차들의 경적과 상향등

  주연 배우처럼 주목받고 싶다가도

  헬멧 안으로 숨게 되지

  타인은 언제나 시야에서 멀어지지

  길은 원래 불친절한 거야

  엑스트라를 위한 레드카펫은 없어

  신속 배달을 위해 8차선 대로를 단숨에 끌어당겨

  액셀을 돌려! 더, 좀 더

  튀는 불꽃과 고무 타는 냄새

  정지 신호를 부수고 달려야 더 바삭거리지

 

  덜컹, 세상이 슬쩍 내민 발에 걸려 뒤집힌 오토바이

  튀겨진 성탄 전야를 들이받고

 

 

 

 

  

 

 

                         

로켓 배송

                 

               

           

     

   

  혈관 속을 치달리는 로켓

  덩달아 나도 할딱이고

  잠든 아파트를 깨우지 않으려는

  조심스러우면서도 조급한 피돌기

  밤이 붓거나 터져도 로켓처럼 움직여야

  가능한 당일 새벽 배송

  수백 개의 택배 상자가 펼치는 아찔한 군무에

  잠 설친 계단이 뒤척이고

  지친 장딴지마다 악다구니처럼 툭툭 불거진 핏줄

  로켓이 로켓을 들이받는다

  급한 대로 가쁜 숨 욱여넣으며 뛰어보지만

  밤을 헛디디는 소리

  송장 주소가 불분명해도 확인 전화를 걸 수 없어

  햇발 털어낸 콘크리트 벽 속으로

  머릴 들이밀고 두리번거린다

  마감 시간을 알리는 독촉 문자

  목구멍은 새벽으로 가는 유일한 길

  빈속을 채운 커피믹스가 신물을 밀어 올린다

  복도가 스르르 똬리를 푼다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밤 비늘의 한기

  피를 수혈한 새벽 해가 붉다

  

 

 

 

 

 

 

 

 

 

 


 

공시사의시선_이동우.png

이동우  l

2017년 《시산맥》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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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호 공시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