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사의 시선
 
공시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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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현선 

   

  

 

 

                         

 봄밤

  

 

 

 

 

  나의 봄에는 밤이 없어요 밤이 없는 봄도 봄밤이라 우기면 당신이 어느 동네 방식이냐고 따져 물을지 모르지만 나의 봄에는 술이 없어요 나의 봄에는 치즈가 없어요 그러나 술 마시는 내가 있어요 술 마시는 봄은 치즈처럼 끝이 없네요 한없이 늘어나네요 당신과 나의 침대 거리만큼 나의 봄에는 연한 밤이 있고 연한 밤을 찢는 손이 있어요 찢어진 밤을 손에 묻히고 어쩔 줄 모르는 내가 나의 밤 창문에 있어요 그런 식으로 나의 밤에는 창문이 있고 창문 안을 들여다보는 밤이 있어요 창문을 떼어내듯 그 밤을 뒤집어볼까요 봄이 될까요 밤을 뒤집어서 봄이라면 나의 봄에는 내가 뒤집은 밤이 있고 나의 밤에는 창문처럼 손자국이 있네요 지워지지 않는 봄을 밀어내려고 창문을 엽니다 창문을 열수록 골목이 왜 어두워집니까 그러나 나의 밤에는 봄 같은 손이 있고 손도 치즈처럼 늘어날까요 손자국은 뒤집을 수가 없어서 내 손이 당신의 손에 맞닿을까요

  봄과 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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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선  l 

2019년 《발견》 등단. 시집 『 펼칠까, 잠의 엄브렐러』가 있음. 〈김포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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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호 공시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