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사의 시선
 
공시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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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동문 

   

  

 

 

                             

바다 선물 

 

 

 

 

 

  환한 밤을 호주머니에 넣고 떠났다

  첫날 모랫길에 스미는 발목

 

  해안은 바닷물을 마셔 따뜻했다

  저녁 해는 물거품에 녹았다

 

  별이 우주의 명찰을 떼고

  해류 속으로 치마를 안고 뛰어내렸다

 

  은하가 돌며 노래하고,

  파도는 바람 속에서 투명하게 물들었다

 

  해변은 하나의 긴 몸

  바다는 한 장 엽서

 

  몸과 함께 길 끝까지 걷는 마음에

  파도는 걸음 따라 발가락을 물었다

 

  밀려온 미역이 일곱 살 벌거숭이와 멱을 감고

  소라는 귓속으로 숨소리를 밀어올렸다

 

  마음 없이 기다리면

  손을 내밀어 새벽을 안았다

  바다를 잘라 수족관으로 보냈다

 

  여행은 여명에 기댄 소년이었다

  마음의 깊은 마당이 출렁거렸다

 

  소금기 지나간 순간에

  머리칼 한 올씩 심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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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문  l 

1996년 《현대시》 등단. 시집 『즐거운 거지』 『아름다운 사람』 『유리 동물원』 『밤의 태양』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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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호 공시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