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사의 시선
| 저자 | 지정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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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비디움에서
사막이 문을 쾅쾅 두들기네
문을 열어주지 않을 거야
다시 낙타로 돌아갈 수는 없어
수평선이 보이는 곳에선
낙타를 벗어버릴 수 있겠지
더듬더듬 찾아갔어
심비디움
창문 달린 다락방이 있는 노란 꽃이었어
두 달쯤은 유숙을 허락한다네
바다가 보이는 방에 숨어 있으면
사막도
낙타도 흐물흐물해지겠지
찐득한 습관도 나를 놓아주겠지
사막과 낙타가
전생인 듯 꿈결인 듯 흐릿해질 때쯤이면
바람과 냉기에 단련된 겹겹의 영혼처럼
단단해지고 가벼워지겠지
검정에 무너지지 않을 미립이 터지겠지
꽃은
문득 나타나는 것

지정애 l
2009년 《서정시학》 등단. 시집 『속삭이는 바나나』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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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호 공시사의 시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