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사의 시선
| 저자 | 박해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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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
가는 중입니다
너와 내가 공들인 시간이
무엇으로 되어가는 중입니다
우리가 비바람을 피해 길러온 무엇은
부끄러움이 많은 건지
구석을 좋아하는 건지
은혜를 모르는 무엇은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들여다보면 금세 짓물러 버립니다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볼 때
무엇은 잠시 무엇을 보여줍니다
앵두가 되어 갑자기 말랑해집니다
만지면 터질 것 같아
우리는 앵두 앞에서 진지해지고
다시 처음처럼 선서를 하고
무엇은 다시 무엇으로 되어갑니다
조바심으로 무엇이 궁금해서
논쟁을 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공들여 무엇을 기릅니다
그저 가끔씩 안부를 물어주며
우리를 묶어두고 싶어하는
자꾸 만지고 싶어지는,

박해리 l
2002년 《주변인과 시》, 2004년 《대구문학》 등단. 시집 『당신을 몰라봐서 애틋한 밤입니다』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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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호 공시사의 시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