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사의 시선
 
공시사의 시선
Extra Form Output
저자 윤루 

   

  

 

 

                                  

Holography

 

 

 

 

 

  완벽히 너를 복제할 수 있다면

 

  간판이 바닥을 굴러다니는 골목을 가로지른다

 

  발이 걸려도

  넘어질 수 없는 곳

 

  재현은 만질 수 있는 것일까

 

  보이지 않는 패턴 속에서

  자꾸만 다른 표정으로 나타나는 너라면

  나는 빛이 재생되는 방식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정면이 아닌 것들을 보면서

  장면을 남길 수도 있다니

 

  세계는 자꾸 놀라워져 가고

  너였다가 두 사람이었다가

  하나가 된 한 사람이

  여기에 멈춰 있다

 

  멀리서 투명 필름이 반짝거린다

 

  거울을 만지면 자꾸 미래를 들키게 되고

  손이 손을 밀어내는 모양만 기억한다

 

  산란하는 빛 저 너머 차원이 다른 세계에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연구

 

  우리를 구성하는 물질과

  우리 사이의 거리를 계산할 수 없으므로

 

  전혀 다른 네가

  전혀 다른 내가 될 때까지

  무수한 너는 나를 투과해야만 한다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은 재현의 원리를 이해할까

 

  굴절된 빛이 밟혀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공시사의시선_윤루.png

윤루  l

2022년 《시마(詩魔)》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

2023년 7월호 공시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