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사의 시선
| 저자 | 윤덕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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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그것이 언제부터
나에게 달라붙어 있었는지 모른다.
기억의 모닥불 주위를 맴돌며
그것이 춤을 추고 있을 때 알게 되었다.
그것이 나로부터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과
내가 삶으로부터 멀어지는 순간
그것이 어떻게 될 것인지
나는 궁금하다.
내가 생각의 뿔을 내밀 때마다
그것은 나와 달라붙어 있었고
내 생각의 시작과 끝 사이에서
그것은 대심문관처럼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은 나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고
내가 일어서고 누울 때마다
나의 시간을 모호한 웅덩이로 몰아넣었다.
내 머리끝에서 발바닥까지
내 삶이 야생 고사리처럼 돋아나는 순간까지
그것이 나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것이
나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은빛 라이터 불꽃에
아버지의 유품인 라이터 불꽃에
그것을 태워 보려는 망상이 일어났다.
눈부신 불꽃이 일어날 때마다
그것은 벽에 기대어 주저앉아 있다
아버지가 들어간 거울 속으로 들어갔다.
아직도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내 몸에서 돋아난 거무스름한 곰팡이라고
아니면 엎질러진 검은 생각이라고
그렇게 치부하고 싶지만
나는 아직도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윤덕남 I
2014년 《시인동네》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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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호 공시사의 시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