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김완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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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포항에서
격포항 방파제엔 등대가 두 개 있다
포구(浦口)가 두 팔 벌려 바다를 안는 곳에
등대는 만나지 못해 그리움의 불만 켠다
등대가 그리움을 바다에 흩뿌리면
파도는 둑에 다 와 가쁜 숨 몰아쉬고
배들은 포구 품으로 순순(順順)히 돌아온다
해 질 녘 격포항은 뜨거운 밀회 장소
오래 젖은 바다가 하늘을 부둥킬 때
바람은 방파제에서 등탑을 다독인다
때로 삶이 펄밭이듯 빠진 적도 많지만
해넘이 노을빛에 묵은 걱정 잊는다
하루가 타들어 가는 서해 격포항에서
이어도 사나
남편이 건넌 곳은 천길만길 먼바다라
바다에 등 돌린 채 한숨만 쉬던 아낙
모처럼 앞바다 나가 거친 물질 해댄다
파도는 밀려들며 겹겹이 산 되는데
올라서면 떠난 남편 머리라도 보이는지
잔주름 새겨진 얼굴 물 밖으로 내민다
바다가 제 속에서 가진 것 다 내줘도
늙은 해녀 숨비소리 끊길 듯 이어지면
늦은 봄 꽃잎들처럼 흩날리는 물거품
‘이어도 사나’ 콧노래 배에 먼저 몸을 싣고
들은귀 있는 바다 뱃전에 다가설 때
바람은 잔잔해지네
남편 안부 전하려

김완수 I
2013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 2014년 〈5·18문학상〉 시, 2015년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 2016년 《푸른동시놀이터》 동시, 2021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소설, 2022년 《선수필》 수필 당선. 시집 『꿈꾸는 드러머』, 시조집 『테레제를 위하여』, 단편 동화집 『웃음 자판기』가 있음.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코로나19, 예술로 기록〉 수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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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호 공시사의 시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