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강일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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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물정 모르고
저수지 가장자리에 핀 노랑어리연을 보러 갔다가
누가 뭐래도
낚시의 손맛은 짜릿함이지
물 좋은 날이면 잡히는 게 붕어고 월척이라는 삼자대면이 불가능한 사자(詐字) 낀 꾼들의 말을 엿듣는다
붕어는 머리와 몸통의 경계가 모호하니 생각이 없고 온 길과 가는 길이 달라 어디다 던져도 잘 걸려든다고도 했다
여러 개의 낚싯대를 던져놓고 찌를 응시하는 꾼들
찌 하나 일자로 솟아오르고 꾼의 능수능란한 챔질
낚였다
끌려오며 온몸으로 수면을 쳐다보지만 이미 붕어에겐 늦은 일
입에 걸린 바늘을 거꾸로 보고서야 의문의 부호가 풀렸겠지만
저 어둔(魚鈍)한 것
붕어 대가리 소리 들을 만했다
월요일
주말 내내 월요일만 기다린 어머니는 먹다 만 밥상을 윗목으로 밀치고
요양보호사로 할 일이 많다는 나를 자꾸 아랫목으로 끌어당긴다
내가 잔돈을 바꾸기 위해 사 온 강냉이 튀밥을 봉지째 풀어 젖히며
침침한 눈으로 화투판을 펼쳤다
도박도 아니라는 맞고
비광 말고 쌍피 먹고 피박 면해요
내 평생 광 한번 못 내본 껍데기 인생인디 못 먹어도 광이야
튀밥의 고소한 맛에 손이 연신 봉지로 향했지만 먹어도 껄끄러운 뒷맛만 남아 개운치가 않은 모양이다
어머니, 똥 쌌어요
지랄하네 밭에 거름 주다 밟은 똥보다 더 고약하네
똥 싼 걸 다시 거둬들이는 어머니에게
다리도 불편하고 먹어 줄 식구도 별로 없는디 올봄엔 텃밭이나 쬐끔 짓고 말아요 했더니
어머니는 쓰리고를 외쳤고
땅속에 들어가면 어차피 썩어 문드러질 몸인디 하는 데꺼정 해봐야지 하신다
누군가 잔돈을 다 잃어야 끝나는
입으로 중독된 우리는

강일규 l
2017년 《문예바다》, 2022년 《전남매일》 신춘문예 당선. 2022년 세종시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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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호 공시사의 시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