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사의 시선
 
공시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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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윤재 

   

  

 

 

                      

가넷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별을 사서 돌아가는 길이다. 밤길 걷는 나는 투명하게 빛나는 별을 등불 삼는다. 오늘날의 동료는 모조리 말소되어버린 밤, 희미한 빛 사이에서 과거를 상상하니 수많은 과거의 선언들이 떠오른다. 찢어질 것 같은 잡음을 뒤로하고 모든 상연이 종료되면 버려진 비탈길이 내 앞에 누워 있다. 인간의 심장은 모든 잠재력을 잃었고, 상상력 따위는 내가 투명함을 찾던 순간 끝나버렸고, 끝내 나는 비싼 값을 치르고 말았지, 암시장을 뒤진 끝에 겨우 별을 사버렸으니.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면 나는 불 꺼진 가로등 밑에서 빛나는 별을 바라본다. 미래와 운명을 믿지 않는 무지한 소년과 소녀를 떠올린다. 그건 모든 면에서 정치적인 결과들, 무너진 몸은 비유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현실적인 것, 그대로 받아들어야 하고 나 역시 언젠가는 그렇게 되어야 하는 것, 그러면 별은 영원히 개념을 잃게 되고, 생각 없이 울고 생각 없이 쓰러지는 사소한 소우주 안, 거기서 벌어지는 나의 미래, 겨우 나이를 먹은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 그건 새벽으로부터 시작된 멸종과 악수 하는 일.

 

 

 

 

  

 

 

                           

메타포

                                

                   

 

 

   

나는 갇히고 말았다

사라진 동생의 기억 속에

 

새벽안개를 헤집고 걸어가면

맨발은 오래된 동물원에 도착했다

 

안개는 내 등을 떠밀었고

나는 우리에 갇힌 동물을 본다

 

플라스틱으로

점토로

호흡을 상실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동물

 

나는 이것들이 삶과 무관하다고 느낀다

인조 장미를 매만지는 느낌으로

동물의 머리를 쓰다듬고

먹이를 주고

말을 걸어보지만

 

나는 사람의 호흡법을 기억하므로

그것들과 이어지지 않았다

 

안개는 걷힐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살아 있지 않은 동물원과 맞물리면서

 

하지만 이 동물들은 동생과 닮아 있었지

 

뒤돌아봐도 보이지 않고

상상하면 잿빛으로 지워지는 그 애의 미소가

 

어떻게든 지속되려는

나와 충돌하고 있다

 

걷히지 않는 안개 속에서

향수와 혐오는 공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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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재  l

2020년 《시인동네》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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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호 공시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