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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공광규 

신간소개 시작 시인선 0393 | 서사시 동해 | 공광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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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낸곳 (주)천년의시작 | 출간일 2021년 10월 4일

 


 

시작 시인선 0393.

 

1986년 《동서문학》으로 등단한 공광규 시인의 아홉 번째 시집.

울릉도와 독도의 역사와 지리, 동식물 생태 등 자연, 서사 속에 스며든 뱃노래 등 민요와 서정시, 그리고 이웃 나라인 일본과 독도를 두고 벌인 갈등의 역사를 다뤘다. 시인과 출판사가 공동 기획한 ‘민족서사시 3부작’ 가운데 두 번째 결과물인 이 시집은 동해의 섬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이야기로 엮었다. 인용을 제외하고 시집 속 일관된 구성으로서 1연 3행의 형식을 따랐으며, 총 1만 1천 행이 넘는 작품의 규모는 한국 시단에서도 보기 드문 ‘대형’ 서사시라 할 수 있다. 시인은 인물을 통해 민족애와 애국심을 강조하면서 우리의 역사를 상고까지 이어 보려는 노력을 내보이기도 한다. 18세기 민란과 동학을 통해서는 민중의 저항을 그려보인다. 시인은 머리말에서 “한 인물을 중심으로 형상한 이 시집이 동해를, 울릉도와 독도를, 당시 국제 정세 속에서 조선 말과 대한제국의 실정과 역사를 이해하고 현재를 각성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히고 있다.

 

 

 

동해의 재구성과 배계주에 관한 해석

 

공광규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역사가와 전기 작가 사이에서 역사적 인물의 생애를 문헌을 통해 기록한다. 이를 통해 울릉도 초대 군수였던 배계주(1850-1918)이라는 실재했던 인물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서사시로 복원시키고 있다. 서사시 『동해』라는 시집 제목이 보여주듯 배계주가 살았던 철종, 고종, 순종 시대와 그의 주요 활동 무대였던 동해상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공광규 시인은 배계주의 역사적 사실들과 상호작용하며 현재에서 과거를 오가는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배계주를 해석해낸다. 나아가 서사시 『동해』는 배계주의 일생을 다룬 평전 형식의 시편으로서 산문문학을 운문문학과 교차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장르의 도전이기도 하다. (……)

그렇지만 지금 일본이 울릉도에서 독도를 분리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광규의 서사시 『동해』는 시대적인 의미를 역설하며 되새긴다. 과거를 통해 현실을 해석해야 한다는 역사적 사실에서 ㅡ 배계주 후손으로서 ㅡ 우리 모두 배계주가 되어 동해를 수호해야 할 사명을 가지게 한다. 공광규 시인의 지난 시집 서사시 『금강산』에 이어서 두 번째로 동해에 주목한 이번 서사 시편은, 미래의 동해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과거 동해를 지배해 온 역사를 통해 오늘날 동해를 지배하는 역사적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 권성훈(문학평론가), 해설 부분

 

 

 

역사가 시련을 겪으면 민족도 덩달아 풍파를 겪는다. 그 풍파란 거의 파괴, 망실, 유린, 소외, 무시 따위로 이뤄진다. 그런데 이것이 침략자의 고의적 전략에 의해 은밀히 이뤄진다는 것이다. 독도 울릉도 문제만 해도 그렇다. 제국주의 침탈로부터 강토를 지키려고 혼자 사투를 벌였던 배계주란 인물이 있었다. 하지만 그 전설적 인물에 대한 자료나 정보는 현재 어떤 것도 남아 있지 않다.

평생을 고독 속에서 험난한 삶을 살았던 한 민족 선각자의 희미한 발자취를 더듬어 망실된 민족사를 다시 짜서 맞추고 거기에 숨결을 불어넣는 참으로 힘든 작업을 오래도록 조용히 펼쳐 온 시인이 있다. 공광규다. 서사시는 역사의 혼을 불러일으키는 방대한 공정이다. 그의 관점, 그의 사상, 그의 투지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전혀 불가능한 일이다. 이 때문에 서사시는 아무나 써낼 수 있는 장르가 아니다.

이 힘든 공력을 시인 공광규가 해내었다. 작품의 규모나 구조상으로 봐서 이처럼 방대한 서사시를 거뜬히 완성해 낸 공광규의 면모를 다시금 우러러 보게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의 삶은 작품의 주인공 배계주의 경로와도 같다.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우리 민족의 강토 동해와 그 파도 소리에 묻혀 잊어진 한 민족 영웅의 생생한 숨결을 재구再構해 낸 시인 공광규의 엄청난 역정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 이동순(시인, 영남대 명예교수)

 

 

 


 

 

“이 시집을

 

울도군 초대 군수 배계주 선생과

 

울등도와 독도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모든 분,

 

그리고 울릉군민 여러분께 헌정합니다.” 

 

 

ㅡ 「헌정」 전문

 

 

 

 

소야도 일주 십경가

 

 

 

장군섬 철갑 두른턱골 앞 장군바위

칼 차고 부릅뜬 눈 서해를 지켜본다

소야도 일출 일몰이 몸에 가서 빛난다

 

마배부리 매바위는 소야도 등대지기

물 나간 갯벌에는 조개와 박하지 떼

어민들 주워담느라 물때 되면 바쁘다

 

나룻개 접어들어 선착장 배를 대고

덕적섬 바라보니 한걸음에 건널 듯

붐비는 작은 어선들 이웃처럼 정겹다

 

죽노골 어디인가 홍해부리 돌아가니

노을은 아름답고 해변은 금빛이라

썰물에 모랫길 걸어 됫목섬에 가보자

 

떼부리해수욕장 깨끗한 은빛 모래

완만한 모래언덕 띠풀이 뒤덮었다

수은을 부어놓은 듯 반짝이는 바닷물

 

왕재산 자위 튀어 섬이 된 막끝단섬

선과 섬 노을 풍광 서해의 명물이라

막끝단 삼형제바위 다정하게 앉았다

 

곰바위 입 벌리고 지는 해 물고 있다

노을이 붉은 것은 곰이 문 석양 때문

해 지자 서해 바다에 쏟아지는 은하수

 

짐대 끝 돌절구야 소정방 다녀갔냐

소 씨 노인 머물던 담안이 어디던고

세월은 십만대군을 자취조차 없앴다

 

얼르메 낙지바위 흰 것은 낙지인데

누런 건 황금인가 서양 배 군함인가

조선도 재분발하여 부국강병 이루자

 

목바닥 두껍바위 호랑이 삼켰구나

아이를 못 낳는 집 이곳에 기도하네

나라가 풍전등화니 호랑이를 낳아라

 

 

 

 

 

 

 


 

늙은 삼척 수군의 노래

 

 

 

모든 냇물이 흘러드는 조선해

끝이 없는데

예부터 큰 못이라 부른다

 

땅에서 흘러든 물이 하늘에 다다라

출렁대는 것이

넓고도 아득하다

 

큰 못은 원래 해가 뜨는 문

늙은 수군이 공손히 해를 맞으니

동쪽 하늘 끝 별자리가 해 뜨는 곳이라

 

물속에 사는 해신은

쉬지 않고 비단을 짜는데

바람이 불면 울면서 눈물로 구슬을 만든다

 

이런 기이한 조화를 누가 부리는가

너울대는 모습이

상서로운 기운을 일으킨다

 

조개는 진주를 잉태하고

달과 함께 무성했다 이지러지며

기운을 토하고 김을 뿜어 올린다

 

아침에 떠오르는 햇살

찬란하고 눈부시니

자줏빛 붉은빛이 일렁거리고

 

한밤에 둥실 달이 뜨면

일렁이는 바다는 거울이 되어 달빛을 되비추니

늘어선 별들이 빛을 감춘다

 

수평선 응시하는 몸은 비록 늙었을지라도

왜적을 지키고 인민을 사랑하는 마음은

아침 해처럼 변함없다

 

 

 

 

 

 


 

독도

 

 

 

멀고 먼 옛날

망망대해를 휘젓고 다니는 동해대신이 있어

바람과 파도를 끌고 다녔다

 

파랑을 지느러미로 달고 다니는

대신의 머리에 두 바위 뿔이 있는데

높이가 오 리나 되었다

 

세상은 암흑이었는데

어느 날 동해대신이 머리를 치켜들자

우주에 금이 가 땅과 물과 하늘로 나뉘었다

 

금이 간 틈에서 태양이 솟아올라

두 뿔 사이로 햇살이 내려와

바다가 반짝였는데

 

사람들은 두 뿔을

동족 섬과

서쪽 섬으로 불렀다

 

대륙과 대륙에 딸린 섬들을 햇살이 비추자

만물이 아름다웠고

사람들은 골짜기에 동해대신을 모셨다

 

어부들은 그 뿔을 돌섬

또는 독섬이라 불렀고

나중에는 독도라고 부르고 썼다*

 

괭이갈매기와 바다제비가 서식하고

범고래와 돌고래가 오고

상어떼와 가마우지가 다녀가는 바위섬

 

두 개 바위 위로 해가 뜨는

죽변에서 3백 리 울릉도에서 2백 리

연중 8할이 흐리거나 눈비가 내리는

 

강치가 바위에 올라앉아 컹컹 노래하는

개밀과 큰이삭풀과

바랭이와 돌피가 자라는 독섬

 

 

 

 

*독도의 지명 변천사는 다음과 같다. 우산도(512)→삼봉도(1471)→자산도(1696)→가지도(1794)→석도(1900)→독도(1906). 한편, 이일본에서는 울릉도를 다케시마[竹島], 독도를 마쓰시마[松島]로 부르다가 1905년 일방적으로 독도를 시네마현 소속으로 편입하면서 다케시마[竹島]라고 부르게 되었고, 프랑스에서는 1849년 독도를 발견한 선박 '리앙쿠르(Liancourt)호'의 이름을 따서 '리앙쿠르암(Liancourt Rock)'이라고 불렀으며, 영국에서는 '호넷(Hornet)', 러시아에서는 '메넬라이-올리부차(Menalai-Olivutsa)'라고 불렀다( 독도종합정보시스템 , http://www.dokdo.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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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ㅣ 공광규

 

1986년 월간 《동서문학》 등단.

시집 『담장을 허물다』 『서사시 금강산』 등, 산문집 『맑은 슬픔』 등이 있음.

〈윤동주문학대상〉〈신석정문학상〉〈녹색문학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