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유현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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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 쥔 손안에는 집으로 돌아가는 열쇠가 있다
그러니까 나는
그래서 나는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자 합니다
이 편지는 당신에게 가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어떤 글자도 쓰지 않을 것입니다
걸어도 걸어도 다시 그 자리인 그곳에서
당신은 편지를 기다리겠지요
그러니까 나는
그래서 나는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자 합니다
오 밤이여!
소녀에게 다가가 고요를 안겨주기를
정지된 상태에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기를
열쇠가 손바닥에 문신처럼 박혀 떨어지지 않기를
주먹 쥔 손을 그 누구도 보지 않기를
사랑하는 알바야, 알바야, 알바야
열쇠를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의 집이 열쇠를 찾아 너에게 찾아가기를
온몸에 문신처럼 집의 기억이 넘쳐흐르기를
옆집에 다녀온 듯 경쾌하고 발랄하게 너를 찾을 수 있기를
그러니까 나는
그래서 나는
지워지고 지워지고 지워지는 편지를
내 손가락들에 쓰게 하고 있지요,
있지요
그리하여 끝내 당신의 집과 만날 수 있기를
주먹 쥔 손을 펴고 기도 대신 노래를
웅크린 채 울고 있는 평화 대신 춤추기를
*다린 알바야라는 이름의 어린 소녀가 찍힌 영상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터키에 삼촌이 있다고 기자에게 말했지만, 가자지구에 있는 가족 중 생존자는 그녀와 그녀의 오빠뿐이었습니다. 기자는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고, 그들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주길 바라나요?"라고요. 소녀는 "그들이 나를 사랑한다면 나에게 편지를 쓰게 해주세요."라고 답했습니다. — 팔레스타인 시인 나즈완 다르위시 가디언 인터뷰 중에서(https://m.clien.net/service/board/park/18514059)

유현아 l
2006년 〈전태일문학상〉 수상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아무나 회사원, 그밖에 여러분』 『슬픔은 손톱만큼의 조각』, 청소년시집 『주눅이 사라지는 방법』, 미술에세이 『여기에 있었지』가 있음. 〈조영관문학창작기금〉 〈아름다운작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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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호(VOL.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