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 저자 | 이운진 | ||
|---|---|---|---|
우문(愚問)
끝내 발아하지 않은 가시연꽃 씨앗 하나
시간이 더 필요한 거니?
조용히 물어본다
아니, 사랑이 더 필요한 일인가 생각하다가
만약 내가 열다섯 살에 사랑을 받았더라면
손에는 상처가 없고
심장에는 미움이 묻어 있지 않은
사람이 되었을까?
더 조용히 물어본다
아니, 조그만 물고기같이 어렸을 때
슬픔을 축하했더라면
눈물의 소리에
귀가 멀지 않았을까?
아니 아니, 어떻게 하면 별과 함께 다른 영혼으로 태어날 수 있을까?
점점 어두워지는 씨앗에게
물어보고 물어본다
저렇게 부드러운 햇살의 손짓을 내가 정말 잘못 해석해도 되는 건지

이운진
경남 거창 출생. 1995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모든 기억은 종이처럼 얇아졌다』, 『타로 카드를 그리
는 밤』, 저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질 너에게』가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5.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