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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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윤효 

  병령사 미완 석불

 

 

  감숙성 난주 유가협 모터보트 타고 한 시간 달려 이 세상 풍경 아닌 황하 협곡 병령사(炳靈寺)에 도착하니 수백여 석불이 석벽에 굴을 파고 도열해 있었습니다. 더러는 서고 더러는 앉아서 모랫길의 평안을 빌고 있었습니다. 제각기 햇빛과 바람에 그을린 얼굴을 하고는 여태도 그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늘비한 석불 중에서 내 목덜미를 단박에 잡아챈 것은 산덩어리 같은 대불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가 새기다 만 석불이었습니다. 등신대 입상 형태만 어렴풋이 잡아놓고는 얼굴에 눈도 코도 입도 미처 새기지 못한 석불이었습니다. 그 석불을 시주한 대상(隊商)이 낙타와 함께 꼭 살아서 돌아왔기를 간절히 빌며 나는 오래도록 그 앞에 서 있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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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 ㅣ

충남 논산 출생. 1984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물결』 『얼음새꽃』 『햇살방석』 『참말』, 시선집 『언어경제학서설』이 있음. 〈편운문학상〉 〈영랑시문학상〉 〈풀꽃문학상〉 수상. 〈작은詩앗·채송화〉 동인.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