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김호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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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유해들
이제는 믿는다
잘라낸 허벅지가 굳어 식탁의 일부가 되더라도
한 움큼 물고 있어도
식도로 넘어가는 사람이 있어서
부풀어오른 배를 주먹으로 꾹꾹 눌러 집어넣는다
그것은 식탁 위에 올라간 아이들의 짓이라고
전라(全裸)처럼 식탁은 휘어진다
오므린 무릎에서 툭 튀어나온 구원을 손에 쥐고
우리는 수십 개의 빈 의자에 둘러싸여 있다
가시 돋친 등뼈를 발라내는 것만큼 굶주린 일도 없는데
물컵이 깨진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이곳이 방인지 물속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물로 변해버린 시체들이 동공에 차오른다
계속 웃는다 눈물이 마르면 식탁이 살아날 것이다

김호성 ㅣ
2015년 《현대시》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7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