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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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경성 

소리의 미늘

 

 

 

빛을 잘라내는 오르간파이프선인장 아래 태양의 눈썹이 쌓여 있다

태양의 즙을 많이 마셔버린 탓에 기댈 수 있는 등을 내어줄 수가 없다

너무 높이 올라간 것은 아닐까 닿을 수 없는 시간이 부표처럼 떠다닌다

 

온몸으로 허공을 밀면서 높은음자리로 흘러가는 용설란은

잎 가장자리에 가시를 키운다

 

간절함이 달에 닿아

높이 솟아오른 꽃줄기에서 원추화로 피어나면

꽃 그림자 뒤로 찾아드는 비의

잎을 구부려서 내려놓아도 다시 꽃대를 올리지 못한다

 

가시가 박혀 있는 먼 기억이 일렁인다

오르간파이프선인장을 있는 힘껏 껴안는다

온몸을 찌르는 가시가 일으키는 소리의 미늘에

아득한 것들이 걸린다

 

 

 

 

 

 

 

 

 

 

 

 

 

 

 

신작시(김경성).jpg

김경성 ㅣ

전북 고창 출생. 2011년 《미네르바》 등단. 시집 『와온』 『내가 붉었던 것처럼 당신도 붉다』가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