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강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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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로 했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라고 말했다
그 순간부터 죽으며 피는 믿음을,
마음 안쪽만 골라 딛는 발자국을 믿기로 했다
우리가 나눈 모든 말은 외로웠다고
누군가 말해주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서
믿기로 했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눈길에 뜨거운 물을 엎지른 것처럼 구불구불
서로를 녹이고 녹여내어 비로소 가벼워진,
비로소 먹먹해진 울음을 두 손바닥에 썼다
눌러쓴 손바닥에서 파도 소리가 났다
푹푹 빠지던 발자국은 물기 많은 곳에서 멈추고
우리만 아는 울음 하나를 젖은 이마 위에 또 올려놓았다
무색무취무음의 그것은 오지 않았지만
멀리에서 마음을 덮어주는 것이라고 믿기로 했다

강미정ㅣ
경남 김해 출생. 1994년 《시문학》 등단. 시집 『그 사이에 대해 생각할 때』 『상처가 스민다는 것』 『타오르는 생』 등이 있음. 〈빈터〉 동인. 한국작가회의 회원.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