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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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함명춘 

 

 

감기

 

 

 

어느 스님에게 감기가 왔대요

스님은 부처님 보듯 큰절을 하고는

이 엄동설한에 고열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편하게 살아온 저에게 큰 두통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왕 오신 거 제 몸에서 편히 쉬었다 가십시오 했대요

하루는 시자 스님이 감기약을 가지고 왔는데

지그시 스님이 웃으시며

지금 감기님께서 가신다 하니

문이란 문은 다 열어놓으라고 했대요

다시 부처님 보듯 큰절을 하고는

이토록 제 몸을 날아갈 듯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꼭 오십시오 했대요

그날 이후 입적하시는 날까지 스님께서는

감기 한번 안 걸리셨대요

스님만 보면 오던 감기도 절레절레 머릴 흔들며

다른 길로 한참을 돌아서 갔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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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명춘 | 강원 춘천 출생. 199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집 『빛을 찾아 나선 나뭇가지』 『무명 시인』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