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김금용 | ||
|---|---|---|---|
홍류 가시꽃
- 오아시스 3
하늘이건 땅이건
새 한 마리, 벌레 한 마리 보이지 않는
떠나면 아무도 돌아오지 못한다는 타클라마칸 사막,
당나라 공주 왕소군이 울며 들어섰던
옥문관이 모래성이 되어 날 맞는다
착각일까
모래바람 사이로 언뜻 보이는 붉은 기운,
목까지 치받히는 걸음으로 다가갈수록
독기 오른 가시가 성성한 잎 끝에 매달려
분홍 꽃바람으로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42도 폭염에 둘러싸인 허허벌판에선
목까지 숨이 차오른 생명만이 살 자격 있다는 걸까
덩치 큰 나무나 동물 다 견디지 못해도
한 가닥 여린 홍류는 거뜬히 꽃알갱이를 피우고
입을 모아 내게 화두를 던진다
얼마나 며칠이나 견뎌낼 수 있을까
그들 질문에 잠깐 바람이 푸른 그늘을 매달고
모래사막을 건너온 속눈썹 긴 낙타가
찬찬히 날 지켜본다

김금용 |동국대 국문과 졸업. 중국 베이징 중앙민족대학원 중국문학과 졸업. 1997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광화문 쟈콥』 『넘치는 그늘』 『핏줄은 따스하다, 아프다』, 번역시집 『문혁이 낳은 중국현대시』 『나의 시에게』, 중역 김남조 시선집 『今天與明天(오늘 그리고 내일)』 등. 〈펜번역문학상〉, 〈동국문학상〉 수상.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