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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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현승 

 

 

사월

 

 

 

한바탕 소나기 지나간 자리

코 푼 휴지처럼

목련 꽃들이 떨어져 있었다.

목을 베고 소금을 치듯

바람이 가지를 흔들자 빗방울이 쳤다.

하필 그 목련 나무 아래를 지나가며

노파는 코를 훌쩍이고

이 타작마당을 눈여겨 본 것은

다음 차례가 될 꽃잎들이었다.

아랑곳 않고

벽에 매달린 채

전단지들 나부끼고 있었다.

최상급의 부사어를 남발하며

온몸을 짜내는 맹렬한 수다,

자괴감 때문일까, 아무래도

너무 많은 말을 했다고 느낄 때의 비참.

일생 주둥이를 나불대다 죽게 될 것 같은

불길함으로 입을 훔친 행인들이 몇

목을 어루만지며 그 곁을 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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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승 | 2002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시집 『아이스크림과 늑대』 『친애하는 사물들』 『생활이라는 생각』이 있음. 제7회 솔뫼창작기금(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젊은시인상), 제7회 김달진문학상 젊은시인상 수상.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신작시 201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