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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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잠 

끝없는 시작

 

 

장미나무 옆에 앉아 새벽을 기다린다

밋밋하게 장미꽃봉오리를 센다

예순둘, 예순셋, 예순넷…

 

잡을 수도 없고 되풀이될 수도 없게*

모든 것은 날아가 버렸다…

 

현관문 열면 바로 길거리인 집들

길보다 낮은 방에서 삼 년

 

자국도 남지 않는 슬픔이

바닥을 밀고 지나갔다

 

어디서 개가 몸 터는 소리 들린다

곧 그쳤다 환청인가…

 

환청 같은 푸른 밤길

장미나무 옆에 앉아 꽃송이를 세며

 

꼭지 떨어진 장미꽃봉오리처럼

새벽안개처럼

세상 모든 것들과 작별하고 고립했다…

 

 

 

* 예세닌의 「푸른 밤」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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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잠 | 1995년 『작가세계』로 등단. 시집 『해변의 개』가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