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서효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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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이라는 이름의 간이역을 아시는지요
수선화 꽃잎보다 더 작은
천원이라는 이름의 간이역을 아시는지요
열 칸 객차보다 더 긴 편지를 읽으며
눈을 떠도 하얗고
잠을 자도 하얀 오늘의 차창에 앉아
한밤의 숨결보다 더 가련한 손끝으로 당신을 읽습니다
시간은 앞으로만 흐르고
당신은 늘 뒤에서 지워져갑니다
만질 수 없어 더 그리운 얼굴이
차창 밖으로 아른거릴 때
배롱나무는 배롱나무답게 저 혼자 피었다 지고
어제 떠났던 기차는
어둠의 골짜기에서 빠져나올 줄 모릅니다
쓸모없는 추억처럼
꽃그늘이 다 지도록 오지 않는 기차는
한낱 고철 덩어리일 뿐
수선화 꽃잎보다 더 작은
천원이라는 이름의 간이역 같은 당신에게
나는 끝내 닿지 못할 듯합니다

서효륜시인
서효륜 | 시집 『달팽이 해우소』가 있음. 《미래시학》 공동발행인, 〈詩가흐르는서울낭송회〉 회장, 〈한국시낭송연합회〉 서울연합회 회장.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