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tra Form Output
저자 김언 

변사체

 

 

 

 

 

풀밭은 부드럽게 변한다. 네 시체는 웃음거리로 변한다.
누가 봐도 네 시체인데 네가 아니라고 말하는 입들이 변한다.
시체는 시체니까 변한다. 사람은 사람이니까 변한다.
더 변할 것이 있나. 변하고도 남을 것이 변한다.
죽은 지 한 달 만에 발견된 시체를 발견한 시간도 변한다.
그 시간이면 미라가 되고도 남았을 시간에 변한다.
갑자기 돌이 되고 있어도 변한다. 무언가가 실종됐는데
뭐가 실종됐는지 몰라서 변한다. 감쪽같이 변한다.
지금 나타나지 않으면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아서 변한다.
더 변할 것이 있는가. 풀밭에서 풀밭으로 변한다.
부드럽게 변한다. 누가 봐도 돌멩인데.

 

(너는 어디 살고 있는가)

 

 

 

 

 

 

 

2015썸네일_김언.jpg

김언
1998년 《시와사상》으로 등단. 시집 『숨쉬는 무덤』, 『거인』, 『소설을 쓰자』, 『모두가 움직인다』가 있음. 

 

 

 

 

웹진 월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