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강신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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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 마돈나
보이지 않는 예수를 떠받치고 있다
가슴 복판 뚫린 창에 쑥 손을 집어넣고
달걀처럼 깨진 지구, 종잇장처럼 들린 물의 표면, 빈사의 하프
물큰한, 해마의 심장을 만진다
열린 창으로 상영되는 광인의 난장은 사계절 내 아름답다
달리가 만든 갈라*
그것은 갈라가 아니어도 좋다
한 개, 빛의 우주면 족하다
블라우스 팔소매가 흘러넘치는
갈라의 두 손은 파도, 갈라의 음률에 어울리는 파도
아기 달리를 먼 곳으로 데려간다
지금 흩어지고 있는 육체는 어떤 성좌의 부표(浮漂)인가
갈라의 숨소리를 따라 뭇 행성들이 태어나 원을 그리고
물결 치마 속으로 되돌아간다
엘뤼아르, 엘뤼아르,
저 사랑스런 욕망의 천사는 누구인가요
마돈나는 애초에 누구의 어머니인가요
운명은 선택하는 자의 몫이고 달리는 매일 아침 부활한다
바람을 풀어놓은 청동 주물에
거울처럼 반사된 두 영혼의 무아경이 흐른다
* 살바도르 달리의 아내. 폴 엘뤼아르와 이혼 후 평생의 반려자가 된다.

강신애
1996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서랍이 있는 두 겹의 방』, 『불타는 기린』, 『당신을 꺼내도 되겠습니까』가 있음.
웹진 월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5.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