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김금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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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의 앞과 뒤
가파른 언덕을 넘어왔으니
눈치 보지 말고
쉬어도 된다고
길게 누웠는데
이유 없이 눈물이 난다
어려서부터 울면 안 된다고
엄마는 야단부터 쳤는데,
잔소리 때문에 울음을 그치지 못하는 거라고
아빠가 옆에서 한말씀 거들면,
엄마는 아빠까지 야단을 쳐서
울음은 우리 집에선 금기 사항이었다
이장할 때 다시 만난 엄마 아버지 시신은
흙이 되지 못한 채 누워 계셨다
엄마가 혹여 땅속 찬물에 추워할까 봐
20여 년이나 늦게 엄마 곁으로 간 아버지가
엄마 관을 다리 위로 받치고 있었다
그 바람에 아버지는 썩지도 않고 차갑게 얼어 있었다
아버지의 속정이 사후에도 이리 깊었던가
헤아릴 길 없어
눈물부터 쏟아졌다
두 분이 울음을 감춘 채 키워낸 맏이이지만
참다 참다 쏟아내는 뜨겁고 더운 눈물은
언제든 울어도 된다고,
나는 이제사 내 자식들에게 말해준다
낡고 상처 난 일 인치 열쇠는 던져버리고
자물쇠가 안전하다 해도 잠그지 말고
끊어진 실 중간 마디를
굳이 이어 붙이려 애쓰지 말고
맘껏 울어도 좋다고
화장을 마친 두 분의 재 한 줌을 들고
내 안의 내게
낮게 속삭인다

김금용 ■
1997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물의 시간이 온다』 『각을 끌어안다』 『핏줄은 따스하다,아프다』 『넘치는 그늘』 『광화문쟈콥』, 중국어 번역 시집 『문혁이 낳은 중국현대시』 등이 있음. 〈김삿갓문학상〉 〈동국문학상〉 〈펜번역문학상〉 등 수상. 현재 웹진 《시결》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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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호(VOL.1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