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하린 | ||
|---|---|---|---|
샴
동생이 결혼했다
난 허락했다
동생의 남편이 내 감각 안에서
키스를 할 때 난 모른 척했다
폐와 위와 심장이
떨리지 않게 딴청을 피웠다
동생의 심박수가 높아졌다
내 혀가 꼬여들었다
동생의 입덧이 시작되었다
귀마개를 준비했다
자몽을 먹고 싶지 않았지만 같이 먹었다
유아용 코너에서 오래 머물렀다
아이가 꿈틀거렸다
태몽은 꾸지 않았지만
동생과 난 서로 다른 태명을 지어줬다
어느 날 동생이 울고 싶은데
울어도 되냐고 물었다
예전엔 허락 같은 건 받지 않았는데
춤추고 싶을 때 추고
노래하고 싶을 때 노래했는데
나는 오른손을 뻗어 어깨를 토닥였다
내가 동생을 위무하듯
내가 나를 위로하듯
엄마가 두 명인 게 좋을까
한 명인 게 나을까
산달이 가까워졌다
두려움과 불안이 한 몸이 되어 부풀어 올랐다
동생과 나의 가슴에
젖이 동시에 돌기 시작했다

하 린 l
1998년 《광주매일》 신춘문예, 2008년 《시인세계》 신인상 당선. 시집 『야구공을 던지는 몇 가지 방식』 『서민생존헌장』 『1초 동안의 긴 고백』 『기분의 탄생』, 연구서 『정진규 산문시 연구』, 시 창작 이론서 『시클』, 창작 제안서 『49가지 시 쓰기 상상 테마』 『이것만 알면 당신도 현대시조를 쓸 수 있다』, 평론집 『담화 구조적 측면에서의 친일시 연구』가 있음.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한유성문학상〉 등 수상. 현재 시 전문 인터넷 신문 《미디어 시in》 대표· 웹진 《미디어시in》 주간.
—
2026년 7월호(VOL.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