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김영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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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란드시아 이오난사로 떠나는 봄밤
틸란드시아 이오난사로 떠나는 꿈속에 잠이 깼다
혼곤한 봄밤
잠에 취해 쓰러지는 나무들
나는
틸란드시아를 향해 무작정 길을 찾는 무국적 여행자
비행기 모드 속 화면에
이오난사
잔혹극의 공포가 액정을 깨트릴 지경
봄밤이란 으레 그렇다
선잠 깬 잔별들 총총총 실없이 실탄이나 쏘아대고
덩달아 이마에 성호를 긋던
초승달
어느새 스러져 잠적한다
끝없는 고독, 봄밤이란 으레 그렇고도 그렇다
헝클어진 머리채 흔들어 이오난사 총알 털어내니까
이건 다시 또 뭐람
틸란드시아 공항 입국심사대를 벌써
폐쇄한다고
봄이 곧 끝날 테니까
철수 준비 분주한 봄밤 하지만 아직은 만춘(晩春)
밤의 활주로에 이유 없는
이오난사
혼몽한 꿈속에 빠진
나는
틸란드시아 이오난사 입국 심사를 마치기 훨씬 전에
천년 깊은 꽃 속에 틀어박힌다

김영찬 l
2002년 《문학마당》 등단. 시집 『불멸을 힐끗 쳐다보다』 『투투섬에 안 간 이유』 『오늘밤은 리스본』 등이 있음. 웹진 《시인광장》 편집주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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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호(VOL.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