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안도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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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사 삼층석탑
신라 때인가 고려 때인가
따지지는 말고
무다이 각중에 내 생각이 나거든
보문사 삼층석탑
보러 오든지
멀리
죽령 지나 문경새재로 튀는
백두대간 능선을 눈썹에 붙였다
뗐다 하면서 오든지
너럭바위 위에 어찌 탑을 얹었는가
묻지는 말고
그동안 몸이 무슨 탑인 줄 알았는지
씻고 닦고 문지르고 곧추 세우느라
참 애 많이 썼다는 생각이 들 때쯤
오든지
진지하게는 말고
불경스럽게
무다이 각중에 내 생각이 나거든
내가 없어도
보문사 삼층석탑
보고 가든지

안도현 l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집 『외롭고 높고 쓸쓸한』 『북항』 『쓸데없이 눈부신 게 세상에는 있어요』 등이 있음. 〈소월시문학상〉 〈백석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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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호(VOL.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