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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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남권 

   

 

 

 

 

 모래내 사거리

 

 

 

 

 

  도서관 창가에 앉아 가을 햇살에 눈을 감았다

  따뜻하고 고요한 기운이 몰려왔다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도 이랬으면,

 

  가만히 햇살에 누워 잠을 자다가

  길을 떠나면 좋겠다

  도서관 문 닫을 시간이 되어 누군가 깨우러 왔을 때,

  낮에 받은 햇살 때문에 아직 체온이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도서관 정원에는 노란 국화꽃이 피어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해 주고

  집으로 향하는 기로수길 위로 구르는 낙엽이

  쓸쓸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일 아침 도서관 문이 열리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열람실 너머로 울려 퍼지고

  햇살은 어제보다 깊은숨을 쉬며

  도서관을 기웃거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첫눈이 내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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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권  l 

1995년 조병화 시인 추천으로 등단. 2015년 《시문학》 시, 2024년 《문화앤피플》 동화 당선. 시집 『당신이 따뜻해서 봄이 왔습니다』 등, 동시집 『쉿! 비밀이야』 등, 동화집 『바위소년』 등이 있음. 〈푸른시학상〉 〈비평문학상〉 〈이어도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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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호(VOL.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