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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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금진 

   

 

 

 

 루저 까마귀

 

 

 

 

 

  우리가 누군 줄 알아

  도둑도 거지도 아닌

  졸지에 까마귀가 되어버린 심정이 어떤 줄 알아

  무엇이든 움켜쥐고 싶었으나 다 놓치고

  그저 아침부터 재수 없이 짖어대는

  세상 잡것이 된 사연

  우리는 거리에서 날아온 시커먼 부고장

  썩은 고기 냄새

  마귀, 까마귀

  까옥 까옥, 지옥을 응시하는 기분으로

  겨울 추위 속에 앉아 몸을 웅크릴 때마다

  살아있으나 죄짓는 기분이 어떤 줄 알아

  땅바닥에 떨어진 음식 찌꺼기를 주워 가도

  누구 하나 눈여겨보지 않는

  시청 주변 상가로 모여드는

  떨거지들, 행려병자들, 패배자들

  우리가 누군 줄 알아

  우리는 하늘과 땅을 떠도는 도둑과 거지의 신

  멋과 낭만이 흐르는 세상 어디에서나

  카악 퉤, 재수가 없는

  마귀,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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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금진  l 

2001년 《창작과비평》 등단. 시집 『새들의 역사』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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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호 신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