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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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대흠 

     

 

 

 

 아주의 날씨

 

 

 

 

   

아주는 절벽을 잘 만들고 아주는

탁구공처럼 잘 튕깁니다 아주의 머리카락은

달을 후려치고 아주의 코는 아주 커서

개미 똥 냄새도 맡을 수 있을 겁니다

 

뻥코는 아니고요 냄새가 도망갈 수 없는 거죠

 

나는 아주의 위험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주를 사랑합니다

 

이 주의 날씨는 흘리듯 들을 수 있지만

아주의 날씨는 심각하지요

 

아주 맑거나 춥거나 아주 눈이 많이 오듯이

아주는 코끼리 떼 같은 즐거움을 몰고 오거나

침묵이란 말마저 아주 사라진 침묵을 데려올 수 있잖아요

어쩌면 오리궁둥이에 팬티를 입힐지도 몰라요

 

너는 가능합니다 그래서 아주에 가깝습니다

 

별을 따서 주는 게 아니라

별을 기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골목길로 뛰어나가면 초롱초롱한 별 떼가 줄지어 뒤를 따를 겁니다

바짓가랑이를 쪼며 뛰어다니는 콩나물 대가리들

아주의 날입니다

 

아주는 어디에든 붙으려 하지요

당신의 눈썹에 아주가 붙을 때는

내 눈에 꽃이 달립니다

 

꽃들이 달리는 눈동자를 보세요

 

아주의 사랑은

폭망이거나

폭등

 

지금은 아주에 눈 내립니다

낮은 곳에 아주 많은 눈이 쌓입니다

 

이럴 때의 아주는 기발합니다

당신의 아주는 잘 계시는지요

 

당신의 아주가 꽃에 가까울 때를 나는 좋아합니다

아주의 날씨를 예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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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l

1994년 《창작과비평》 등단. 시집 『코끼리가 쏟아진다』 등, 장편소설 『청앵』 등, 연구서 『시문학파의 문학세계 연구』 등, 산문집 『그리운 사람은 기차를 타고 온다』 등이 있음. 〈조태일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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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호 신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