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박해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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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굴러다니는 일로
전 후반이 나뉘었다.
나뉠 수 있다는 말로
나뉘었다.
서로 진영을 나누고
한통속으로 우르르 뛰어다니면서도
공정한 전 후반이 필요한 이유에는
그렇지!
라커룸이 있지.
쉼이 있어야 공정한 규칙이고 노동이 되지
네모난 시간 안에 동그란 공을 집어넣어 놓으면
째깍째깍 시간은 굴러다니지
지구도 제자리를 구르면서 밤과 낮을 나누어
라커룸, 그 속으로 사람들을 집어넣고
다시 불러내는 일을 반복하고 있으니까.
밤과 낮은
효율적인 감독이 되고 코치진도 되지
불 꺼진 창문들의 전략은 유효하지만
환하게 불 켜진 창문들이 꺼내 보이는
레드카드, 그러면 또 어때
교체를 희망하는 시간 들은 늘
벤치에서 기다리고 있는 걸
아, 후보가 너무 많은
동그란 시간들.
휘슬은 양쪽을 배려하진 않지.
구르는 일 하나로도 분명한 승패를 나눌 수 있으니까
전광판은 황경(黃經)을 가리키고 있지만
잠깐 멈춘 동그란 시간으로 휘어져 들어오는
곡선 하나가 달을 좀먹을 테니까.

박해람 l
1998년 《문학사상》 등단. 시집 『낡은 침대의 배후가 되어가는 사내』 『백 리를 기다리는 말』 『여름밤 위원회』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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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호 신작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