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 저자 | 오선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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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를 떠난 새
마를 날이 없는 날개를 가진
새들의 저녁 식사는 언제나 소박했다.
여물지 않은 어린 새들의 부리는
날밤을 쪼아 댔다.
식탁 위 텅 빈 접시에는
여린 부리의 파편과
깨진 밤의 조각이 쏟아졌다
우리는 서로의 말을 모릅니다.
모른 척합니다.
각자 생존의 법칙은 은밀하게
어디에서나 허용되었다
닳아서 보이지 않는 지문은
써보지 못한 대리석처럼 반들거렸다
달빛마저 지워버린 밤의 적막
날갯짓도 없이 새들이 떠났다.
우리는 서로의 몸짓을 모릅니다.
모르는 척한 게 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듬지에서 들리던
파도소리도, 새들의 노랫소리도
사라진 이 계절
이 계절의 이름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나

오선덕 ㅣ
2015년 《시와사람》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9년 1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