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 저자 | 정혜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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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발목을 적실 때
바람의 입술 까칠해요 벌써 상강이에요
창호지처럼 얇은 햇살 아니 온 듯 다녀가고
행간이 젖은 편지는
그저 접어둡니다
바람의 입술에서 흐르는 허밍과
쓰다 구긴 시처럼 흩날리는 혼잣말
마음을 놓쳐버린 것들이
서녘을 다 태우네요
지척에 온 이별을 예감이라도 하는 듯
체념 빠른 나무는 일찍 물이 들어요
어둠이 발목을 적시자
개밥바라기 글썽여요

정혜숙 ㅣ
2003년 <중앙신인문학상> 시조 등단. 시집 『앵남리 삽화』 『흰 그늘 아래』 등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9년 1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