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사의 시선
| 저자 | 서화성 | ||
|---|---|---|---|
발의 천국
크고 작은 발이 둥둥 떠다닌다
발, 발, 발
라면을 먹는 발
안경을 쓰고 춤추는 발
길을 묻는 발
정류장에 발이 발을 기다린다
발의 주인을 찾습니다
발, 발, 발
동동거리는 발
속삭이는 발
발의 주인이 누구세요
발, 발, 무슨 발
발, 발, 발, 누구의 발
어디 어디 숨었나
소주방에서 둥둥둥
할매빈대떡에서 둥둥둥
노래방에서 둥둥둥
발의 주인을 찾습니다
빨갛게 익은 발
시커먼 발
누런 발
발, 발, 발
발이 발에게 안부를 묻는다
발이 발에게 사랑을 한다
발이 발보다 앞서거나
발이 발끼리 부딪히거나
다투는 일은 없다
발, 발, 무슨 발
골목을 지나서 발이 나온다
그림자처럼 길어진 발
퉁퉁 부은 발이 둥둥 떠다닌다
여기저기 발이 둥둥 떠다닌다

서화성 l
2001년 《시와사상》 등단. 시집 『아버지를 닮았다』 『언제나 타인처럼』 『당신은 지니라고 부른다』 『사랑이 가끔 나를 애인이라고 부른다』 『내 슬픔을 어디에 두고 내렸을까』 『미인』이 있음.
—
2024년 10월호 공시사의 시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