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사의 시선
| 저자 | 임시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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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수목원에서
무척이나 사랑하는 너와 함께 오리배를 타고 있다 치자
대낮이지만 아무도 없고 밤은 절대로 오지 않을 그곳에서 힘차게 발을 구르며 웃으며 두 개의 입으로 하나의 숨을 공유하듯 내가 사랑하는 너와 함께
호수에 빠졌다 치자
재미없는 질문인데도
우리는 수영할 줄 모르고
짓누르는 손이 있고 뿌리치는 손이 있고
끝을 향해 산산이 부서지는 손을 보며
버즘나무가 우거진 수목원을 상상한다
넓은 이파리는 포옹하기 직전의 마음 같고
마음과 마음이 무성해져
자지러지는 아이들
넘치는 생명력이
부드럽단 말과 어울려
사실은 버즘나무도 날카롭지
추워지면 심장에 가시가 돋아나듯
선명해지는 모서리가 있다
상처도 가슴이 맞닿을 정도로 가까워야지만 줄 수 있는데
버즘나무 아래에서
아픔조차 느끼지 못하는 얼굴로, 네가
혼자서
나이테가 늘어나
내가 구명조끼를 입고
너는 죽는다

임시유 l
2023년 《시마(詩魔)》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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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호 공시사의 시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