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사의 시선
 
공시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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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한영미 

   

  

 

 

                                   

줌바 댄스  

 

 

 

 

 

  퍼즐 같은 만남은 이제 그만,

 

  몸의 감각처럼 솔직해져야

  내면의 조각을 맞출 수 있지

  dance, dance!

 

  건물 외곽, 꽃을 익힌 나무들도

  봄 강좌에 열중이다

 

  나는 웃음을 되찾느라

  반년이 넘도록

  댄스 학원에 드나들고

 

  비의 내용이 되거나, 

  빗소리의 형식이 되어

  흠뻑 젖어드는 일이

  춤이라는 걸 알게 되었지

  사랑하는 일처럼

 

  자신을 내어놓아야 들어설 수 있는 비트와

  저강도, 고강도에 훈육되는 근육

  서로를 직진하는 춤이

  한데 잘 섞이도록 몸으로 리듬을 탄다

 

  전신 거울 속엔 

  춤에 진심인 사람들이 액자처럼 들어가 있어서

  음악이 한 번씩 들이칠 때마다

  격정이 몰려왔다 몰려나가고

 

  실수에서 접목된 춤이라서

  용기가 사람들을 더 이끈다

 

  어긋나서 완성되는 것이

  결국 인생인 것처럼

  빈틈이 아니었다면 줌바는 없었을 것

 

  새로운 장르일수록

  곡을 잘못 입은 춤에서 등장한다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다 끝난 표정 짓지 않기

  팔다리 몸을 멈추지 말고

  dance, dance!

 

  하지만 아무리 집중해 추어도

  인생이란 한 곡은 너무 짧아서

  음악이 무한 재생된다

 

  그치지 않는 빗소리처럼

  리듬에 젖어

  나를 놓아 버리면

 

  내 안의 낯선 누군가가 되어

  몸이 춤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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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미  l

2019년 《시산맥》 등단, 2020년 《영주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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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호 공시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