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서요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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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 how sweet jaw
눈 내리지 않던 겨울에 두 마리 늑대가
죽은 줄 알고 묻어주려 한 아이들이었다 너와 나는
도로 한가운데 전복된 주황색 포클레인 위로
만개하는 개나리들 기절할 듯 쳐다보며 걸어가는 밤이야
개화하다 멈춰서 버린 시절을 증오하며 살아냅니다
오른쪽으로 흐르는 강이 물 모양 청동처럼 반짝이네
저게 얼마나 오랫동안 이 길에 쓰러져 있던 걸까 나의 손에 붙들린
작은 캐리어가 너의 커다란 캐리어와 세게 충돌할 때마다
먼 곳에서 먹지 못하고 가져온 설욕이
어디를 돌아가도 먹일 사람 없어 흔들거리다 부서졌습니다
증오에는 머리가 없어 유년과 성년이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멀어지는 주황빛 개나리 정원
이 별에선 모두가 꽃을 좋아해 안달이야 하고 너는 투덜거리지
인간의 가슴에서는 피어나지도 못하는 저것들을 왜
식물의 몸으로 빛의 외로움을 다 배우리라
아직도 뽑히지 않고 피워올릴 게 남았어? 모두 다 미치고 돌았다고
발밑으로 열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는데 아무도 떨리지 않는 3월의 밤이야
밤은 이렇게도 검은데 어째서
아무도 무엇인가 타버렸다고
타버렸다고 노래하지 않을까
노래로 불리지 않는 것들은 세상에 절대 현실이 되어 나타나지 않는데
여기저기 펑펑 터져대는 설익은 역사들은 왜 그리도 노래로 자라
물러지지도 못하고 저공으로 떠도는지
어떤 종족의 신체를 갖고도 부르고 싶지 않은 노래
나의 건반 없는 피아노
구멍들 막힌 오보에 당신
캐리어가 한 번 더 쿵
두 번 더 쿵
나는 칠 벗겨진 캐리어를 머리에 이고
저 뒤로 뛰어가며
가로등이 비추는 곳마다 멈춰 서
네가 좋아하는 빵과 술의 이름을 부른다
이 몸이 어둠 속으로 사라질 때마다 너는 화난 목소리로 나를 호명하며 추격해 오고
가로등 빛이 나를 비출 때마다 몸속에 떠다니는 종(鐘)을 화들짝 태워 날린다
이제 안녕 울어보지도 못한
내 노래의 둥근 알이여
개나리 향기는 뒤따라 오고
정오의 거울이 되어주지 못하는 자정에도 윤슬은 찰과상처럼 반짝이니까
세상엔 뒤로 쫓아오는 것들이 참 많다
뒤에서 세상을 끌어안으려면 내가 세상보다 더
끔찍해져야 한다는 걸 몰랐을 때
턱뼈가 양쪽으로 갈라지는 상상을 해보면 사위에는 언제나 입 맞출 것들보다
집어삼킬 것들 투성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야
우리는 노래보다 끔찍하고
노래는 세상보다 이미 끔찍했던 거지
은하도 별도 없는 곳에서 눈부실 만큼 끔찍해져 봐야 뭐 할 거야?
삶의 수명은 산 자에게도 오래 흘러주지 않았지만
생명은 짐승과 인간 식물의 생을 분별하지 않고 깃들어 다녀
덜컹거리는 캐리어를 쥔 세상의 등 뒤를 향해 격발되어 날아가는 중에
그때
좌우로 가르다 이내 접어버린 아래턱, 그 순간에 생각이 들었다
나의 피와 뼈는 어느 계절부터 전해져 내려온 종전이었을까
한 송이의 눈도 내리지 않던 겨울에 늑대 두 마리가
우리를 놔두고 사라져 버렸지
죽은 줄 알고
캐리어 바퀴가 깨지며 주저앉는 소리와 함께
등 뒤로 손을 뻗어 내 멱살을 부여잡는 너의 소리
겨울에 찾아오는 눈이
겨울을 찾아온다고 믿지 않지?
눈이 겨울을 이겼던 거야
삶은 영원한 휴전이라고
……휴전이라고
효운아
깨져가는 전구처럼 네가 환해지는데
왜 세계만 비추니?
너를 비춰봐
너를
목소리 대신 이번엔 네가 타오를 차례였어?
밝아지면서 흐릿해지는 이 가슴 너머로
아직도 별이 되어 부유하는 이 세계가 낯설잖아
아연실색한 내 손톱 사이로
눈꺼풀 사이로
이름 모를 꽃들이 빠르게 피어나는데
자세히 보니 늑대의 털이었어
잘 있어라
단 한 번 틀려보지도 못한 너와 나 노래의 알들아
이제 먼 미래에 네가 차가운 새를 낳든
따뜻한 공룡을 낳든……
폭풍을 낳든……

서요나 I
2018년 《페이퍼이듬》으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물과 민율』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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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호 공시사의 시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