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사의 시선
| 저자 | 류우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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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툇마루 위의 플라스틱 고추 건조기 위로 아침 햇살이 붉다
너도 아침이라고 눈을 떴구나 어제는 그 자리에 덫에 걸려 한쪽 발이 어긋난 야생 고양이가 앉아있다 갔다 제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라 고마웠던지 바라보는 눈길도 그윽했다 덫의 주인이 나라는 것도 알지 못한 채 그곳에 앉아 너처럼 따뜻한 눈빛만 쏟아내다 갔다
덫의 입을 여느라 용을 쓴 탓인지 고관절이 욱신거리며 열을 내고 있다 모두 따뜻한 열을 내고 있다 그런데 나만 버둥거리고 있다 지난여름 바짝 말린 태양초처럼 붉다 못해 검붉어지고 있다 네가 놓고 간 덫이다

류우림 I
1992년 《자유문학》 등단. 시집 『생각만으로도 나를 흔드는 이여』 『꽃이 보고 싶을 때』 『사랑의 그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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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호 공시사의 시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