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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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성열 

   

 

 

 

 

 기도와 수박

  

 

 

 

 

  사랑의 마음은 있지만

  그 사랑을 실현하는 행위가 없는

  사람의 미안함은

  자신의 연약함에 대한 슬픔

 

  의지를 꺾어 침묵에 묻고

  하나님 크기만 한 일을 생각하던 죽음에서

  순전한 의지를 옹호하는 삶으로

 

  혁명을 무대 위에 올리듯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무엇도 변하지 않는 도래 속으로

  잠기고 있습니다

 

  무한한 체념으로 모든 것을 포기한 뒤

  포기한 모든 것을 신앙으로 되찾는*

  기도는

  무엇인지요

 

  아니,

  이 역시 답은 없을 테고

 

  기다리지 않는 기도는 기다리지 않는지 뒤척인다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싶은 일로 바꾸는

  저녁의 공기

  가능성의 자리에 나를 놓으면

  모든 것이 허용되어 모든 기반이 흔들렸다

 

  대학병원을 거쳐 찾아간

  대학병원에서

  아이 손을 잡고 울먹이며 걷는 엄마는

 

  자기 언어를 만든다

  언어를 의문과 시야로 바꾸는 말들은

  폐허의 자리에 서 있다

 

  그 사람의 이야기는

  어떤 것보다 더 느리게 도착해

  후대를 내장하겠지

  역사가 내일 도달할 어제의 시라면

  불멸은 언제나 자기 시대와 너무 맞지 않기 때문에

  오래 태어나는 아픔

  엄마손은 약손

 

  읽힐 때마다 스스로를 다시 짓는

  은총이

  슬픔의 두께보다 깊이 뿌리 내리면

  미워했던 날들은 쩌억하고 갈라져

 

  모두의 검붉은 기억이 된다

 

 

                                      

  * 쇠렌 키르케고르, 『공포와 전율』

 

 

 

 

 

 

 

 

 

 

 


 

신작시_김성열.jpg

김성열  l 

2024년 《청색종이》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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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호(VOL.123)